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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이만희 산불재난특별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지난 3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불재난대응 특별위원회 긴급회의에 앞서 산불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2026.3.27.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배워야 한다"
대선을 진두지휘했던 한 국민의힘 인사는 혁신이 절실한 상황에서 지리멸렬한 권력 다툼만 반복되는 당의 현실을 진단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민주당이 2010년대 위기 국면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쇼라도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주류(친노무현계)인 정청래 의원을 과감히 공천에서 배제한 사례를 거론했다. 정 의원은 당시 컷오프 이후 무소속으로도 출마하지 않고 당의 결정에 백의종군했다. 내부 반발에도 기득권을 과감히 정리했고, 그것이 민심을 움직여 총선 승리의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당시 호남을 국민의당에 내줬지만 수도권에서는 여당이던 새누리당에 압승을 거두며 제1당으로 올라섰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연이은 재보선 참패, 심지어 텃밭인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까지 내준 상황을 반전시켰다는 점에서 '엄청난 수확'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되짚어보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정권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정치적 책임'을 진 적이 없다. 2022년 가을 159명의 사망자를 낸 '이태원 참사' 때에도 주무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의를 표명하기는커녕 자리를 지켰고, 대통령과 여당 모두 그를 엄호했다.
이듬해 여름 '채상병 사망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진상규명에 나선 해병대 수사단장을 항명 혐의로 보직 해임한 이종섭 국방장관은 오히려 윤 대통령의 신임 속에 호주 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책임은커녕 무책임에 면죄부를 준 셈이다. 국민의힘도 이런 정권의 처신을 감싸기에 급급했다.
그 결과 '책임 회피'는 어느새 보수 정치의 DNA처럼 굳어졌다. 45년 만의 계엄령, 그리고 현직 대통령 체포를 둘러싼 공권력 충돌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속에서도 친윤계 의원들은 대통령 관저 앞으로 달려가 '인간띠'를 만들었다. 헌법재판소가 비상계엄에 대해 '대통령 파면'이라는 철퇴를 내렸지만, 계엄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들 중 책임을 언급하거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의원은 없다.
지금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파와 대선 후보 교체 파동에 관여했던 인사들의 2선 후퇴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이제 20% 아래로 떨어졌다. 책임자로 지목된 이들은 "당권 주자들의 경쟁자 죽이기"라며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국민들과 당원들은 이 싸움에 별 관심이 없다. 단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건강한 대여 견제가 가능한 보수 정당의 회복을 바랄 뿐이다.
앞의 인사는 "정청래도 결국은 나중에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책임을 지는 모습이 있어야 돌아올 기회도 생긴다는 것이다. 불합리하다고 느낄지라도, 때로는 먼저 물러나는 용기가 보수 진영 전체의 궤멸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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